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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된 엔지니어

기사승인 2017.05.19  17: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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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현의 동행(同行) - ➄길용주 진성정밀 대표이사

편집자 주=지난 1994년 창립한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는 현재 16개 교류회, 총 350여 개 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이(異)업종간 자주적이며 자유로운 교류활동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특징이다. 회원사간 업종이 다르다 보니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세종경제뉴스는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회원사를 집중 조명한다. 그 다섯번째는 진성정밀이다.

여명을 안고 이 세상에 태어나 / 태양을 머리에 이고 살다가 / 석양을 벗 삼아 쉬고 / 어둠에 묻혀 잠들어 간다 / 휴~우! 여기 한 번 왔다가 가는 길 / 왜 이렇게도 힘든가.

길용주 진성정밀 대표이사가 쓴 시 ‘生과 死’다. 이 시는 그를 지난해 시인으로 만들었다. 2016년 한국문학정신 가을 62호 시 신인문학 당선작이기도 하다. 재밌는 사실은 그가 반 평생을 거친 현장에서 보낸 엔지니어라는 것이다.

길용주 대표이사. / 사진=이주현 기자.

충남 금산이 고향인 길 대표는 어린 시절 통신을 전공하고 한 해본 일이 없었다. 고향을 떠나 처음 전북 이리에서 다이아몬드 가공을 했다. 1986년쯤 경기도 안양시의 한 통신․전자회사로 이직을 하고, 3년 뒤 지금의 반려자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앞날이 캄캄했다. 혼자 살 땐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 한 가정의 가장이 되다 보니 어깨가 무거웠다. 고졸 출신 엔지니어로 대기업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 신혼 3개월 차에 그렇게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이젠 내 일을 하고 싶었다.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무작정 경기도 부천시로 올라갔다. 당시 부천지역은 공장 등을 대거 들어서면서 공업지역으로 크게 성장 중이었다. 그의 눈에는 기계 설비시스템이 돈으로 보였다. 그렇게 3년을 출․퇴근 시간도 없이 일만 했다. 하루라도 빨리 기술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젠 내 사업을 할 정도로 자신이 붙었고, 1993년쯤 큰 누나가 있는 충북 청주시로 오게 된다. 이해 12월 흥덕구 복대동에서 30평 규모의 사무실을 얻어 금형 제조업을 시작했다. 막상 창업을 했더니 문제가 생겼다. 기술적인 부분은 탁월한데, 세금 문제 등 사무적인 일에 구멍이 난 것이다. 간단한 거래 명세서도 쓸 줄 몰라 전전긍긍했다. 그러던 찰나, 사무에 밝은 직원들을 만나 큰 문제없이 사업을 확장하게 된다.

길 대표 역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국내외 시장이 빠르게 주저앉자 여기저기서 주문이 끊겼고, 곳간이 마르다 보니 직원들 월급날만 되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오죽했으면 죽마고우 친구에게 찾아가 돈 2000만 원을 빌렸다. 나중에 안 사실은 그 친구 역시 돈이 없어 자신의 외삼촌에게 돈을 꿔다 길 대표에게 준 것이다. 길 대표는 마음속으로 울었다. 그리고 내년까지 무조건 돈을 갚겠다고 약속한 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구분 없이 무조건 했다. 빌린 돈은 1년 만에 갚았다. 친구는 ‘뭘 이렇게 빨리 갚느냐’고 했지만, 길 대표는 자신과, 친구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리해서라도 갚았다. 이게 사업을 영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신용과 신뢰라고 생각해서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 사업은 안정기에 들어섰고, 길 대표는 어린 시절 못다 한 공부를 하게 된다. 먼저 회사 근처에 있던 주성대학(현 충북과학보건대학교)을 졸업한 뒤 청주대 대학원을 다녔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생각해 대학 평생교육원도 꾸준히 다니고 있다. 그러던 중 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시의 함축된 문장 속에서 길고 긴 인생을 담는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길 대표는 내년쯤 직접 집필한 책을 세상에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옛날에 공부를 안 한 게 한이 돼서 요즘은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 두 번쯤은 나와 전혀 다른 업종의 공부를 하는데, 새 삶을 사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하더군요. 내 삶을 획일적으로 사는 것보다 나답게 살고 싶었어요. 하나 더 말씀 드리면, 인생을 정직하게, 예의 있게 사시길 바랍니다. 사업을 하든, 직장생활을 하든 남한테 손가락질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저도 지키고는 있지만, 평생의 숙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중소기업융합충북연합회 교류회 가입 문의는 043-230-6877.

이주현 기자 jh678@daum.net

<저작권자 © 세종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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