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노동자 10명 중 6명, 폭언 폭행 시달려
병원 노동자 10명 중 6명, 폭언 폭행 시달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5.22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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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병원 실태 조사 발표
주 가해자는 환자… 보호자, 의사도 있어
과도한 스트레스로 수면장애 겪기도

병원 노동자 10명 중 6명이 환자나 직장 관계자로부터 폭언, 폭행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전국 125개 병원 노동자 2만 9545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8%가 근무 중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행을 당했거나 성폭력을 경험한 응답자도 각각 12%, 11.7%로 조사됐다.

주 가해자는 환자였다. 폭언 경험자 36.9%가 환자나 헌혈자에게 당했으며 보호자 (26.2%)나 의사(19.5%)나 상급자(12.8%)에 의한 경우도 상당수 조사됐다. 폭행의 경우 76.3%가, 성폭력은 64.9%가 환자에 의한 피해였다.

폭언·폭행 및 성폭력을 경험하고도 근로자 대부분은 혼자 참고 넘어갔다. 폭언은 82.3%, 폭행은 67.3%, 성폭력은 75.9%가 참고 넘어갔다고 응답했다. 노동조합·고충처리위원회·법적 대응이나 제도적 장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응답은 폭언이 1.4%, 폭행이 4.3%, 성폭력이 3.2%뿐이었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병원 노동자들 대다수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고 했다. 최근 1년 간 잠자리에 들어 20분 안에 잠들지 못하는 비중이 66.2%였고, 잠들기까지 50분 이상 걸리는 응답자가 17%에 달했다.

인력이 부족해 높은 노동 강도에 시달린다는 노동자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부서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77%에 이르렀다. 높은 노동 강도로 55.9%가 지난해보다 건강이 악화됐고, 사고와 질병의 위험에 노출됐다는 노동자도 62.1%에 달했다.

무엇보다 인력 부족으로 환자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적절하게 제공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70.4%에 달하는 등 환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에게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저하됐다는 응답이 69.3%, 환자들을 친절하게 대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67.6%에 이르렀다. 심지어 인력 부족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33.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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