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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문(Blue Moon), 너는 대체 누구냐?

기사승인 2017.08.18  17: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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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연재_별보는 어른아이①

2018년 1월에는 1일과 31일, 두 번에 걸쳐 보름달이 뜬다. 한 달에 두 번의 보름달이 뜨는 경우는 흔치 않은 천문현상이다. 이처럼 두 번째 뜨는 보름달에는 ‘블루문(Blue moon)’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행운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블루문’이라기에 쳐다보면 달이 파란색은 아닌데 어째서 ‘블루문:파란달’이란 이름이 붙었을까?

동양에서는 보름달이 소원을 들어주고 세상을 밝게 비추는 상징물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 4대 명절 가운데 정월 대보름과 추석, 두 개나 보름달이 뜨는 날 치러지고 있다. 이러다 보니 보름달이 두 번이나 하늘에 떠오른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서양에서는 보름달이 불행과 재앙의 상징이다. 보름달이 뜨는 밤이 얼마나 두려우면 밖에 다니는 걸 경계하기 위해 늑대인간까지 만들어 냈을까? 영어 ‘blue’에는 ‘우울한’이란 뜻이 있다.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이니 얼마나 ‘우울한 달’인지 짐작이 간다.

블루문의 역사는 얼마나 오래된 것일까? blue moon의 blue는 ‘belewe’=‘to betray(배신)’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한다. 블루문이 우울한 달이 아니고 배신의 달이란 말인가? 내막은 이렇다. 16세기 중세 가톨릭교회에서는 사순절(Lent day) 뒤에 보름달이 뜨면 곧 춘분(봄)과 부활절(Easter day)이 임박했음을 알고 준비를 하곤 했다. 그런데 사순절과 부활절 사이에 두 번의 보름달이 뜰 때가 있는데, 이 경우 첫 보름달은 부활절을 예고하지 못하고 헷갈리게 하므로 배신의 달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blue moon의 가장 오래된 문서 기록이다.

미국 메인 주 농부들을 위한 책력(Maine Farmers' Almanac;메인 책력)에 따르면 한 계절에는 세 번의 보름달이 뜬다. 일 년에 열두 번의 보름달이 뜨는 셈이다. 그런데, 가끔은 한 계절에 네 번의 보름달이 뜨는 경우가 있는데, 메인 책력에 따르면 이 세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한다. 교회에서도 기념일을 챙길 때, 겨울철 두 번의 보름달이 뜨면 사순절이 되고 마지막 세 번째 보름달이 뜨면 부활절이 임박했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런데, 세 번째 보름달이 떴지만 부활절이 아닌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블루문=배신의 달의 탄생이다.

한 달에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이 블루문이 아니고 한 계절에 네 번 뜨는 보름달 가운데 세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한다고? 우리가 잘못 알고 있다는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의 잘못은 아니다. 굳이 범인을 찾으라고 하면 천문잡지 Sky and Telescope이라고 할 수 있다.

1943년 7월호에 ‘일 년에 열세 번의 보름달이 있는 경우가 가끔 생긴다’는 기사가 있었고, 1946년 3월호에 ‘Once in a Blue Moon’이란 제목의 기사가 나갔다. 1950년에는 ‘Blue Moons in May'’라는 헤드라인을 달았다. 이 공신력있는 잡지가 일 년에 열세 번, 즉 한 달에 두 번 보름달이 뜨는 경우를 blue moon이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사용한 것이다. 이 뒤로 1980년 1월, StarDate라는 라디오 방송에서 사용하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천문학적으로 살펴보면, 태양년(tropical year)은 365.24일이고, 달의 삭망주기(synodic month)는 29.5일이다. 일 년에 달이 열두 번 뜨고 지기를 반복하여도 354(29.5x12)일로 11.24일이 모자란다. 이 모자라는 날들을 보정하기 위해 2년 또는 3년에 한 해는 윤년을 두어 일 년 열세 달인 경우가 발생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19년에 7번의 윤년이 생긴다. 19년은 메톤 주기(Meton's cycle)로 지구와 달이 동일한 삭망 위상을 갖는 주기를 말한다. 이 기간에 7번은 일 년에 열세 번의 보름달 즉, 블루문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한 계절에 네 번의 보름달 가운데 세 번째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부르는 것과 한 달에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블루문이라고 부르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지만 아주 심각한 차이가 있다.

한 달은 30일 또는 31일이고 달의 삭망주기는 29.5일이다. 2018년 1월처럼 월 초에 보름달이 뜨면 월 말에 다시 보름달이 뜰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삭망주기보다 작은 2월은 어떨까? 한 달을 기준으로 한다면 2월에는 블루문이 생길 수 없다. 그러나 한 계절을 기준으로 하는 메인 책력에 따르면 2월에 뜨는 보름달이 그 계절의 세 번째 보름달 즉, 블루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떤 달을 블루문이라고 부르든, 블루문을 보고 소원을 빌든 무서워하든, 블루문의 천문학적 의미를 알든 모르든 우리는 2018년 1월이면 기대에 부풀어 블루문을 만나게 된다.

※세종경제뉴스 인터넷에 6월12일 게재됐던 원고입니다. 위크엔드 뉴스브리핑用으로 재전송합니다. 

별 보는 별난 의사 박한규 

청주가 고향인 박한규는 흉부외과 전문의로, 현재 경남 창원시 진해에 있는 늘푸른요양병원 병원장이다.

박한규 원장은 키만큼 커다란 망원경으로 별보기를 좋아하는 어른아이다. 또 신화와 역사 그리고 과학을 넘나들며 엿보는 재미에 빠진 일탈자다.

 

박한규 /

<저작권자 © 세종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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