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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에 대한 ‘갈망’, 끊임없는 ‘도전’

기사승인 2017.06.19  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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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麻)를 재료로 '인생은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 표현
지난해 국내 작가로는 유일 ‘중국 베이징 이리미술관’ 초청 돼
장 작가, "자신 콘셉트에 맞는 재료 선택, 도전 멈추지 않을 것"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이것이 인생이다

태어남은 어디서 오며 죽음은 어디로 가는가?

태어남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인데

 - 나옹선사의 시 ‘부운(浮雲)’의 일부분

장백순 작가의 마를 소재로 만든 작품이 전시돼 있는 모습 / 사진=장백순

세상에는 수많은 예술 작품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작품의 재료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다. 그 중 마(麻)를 재료로 새로운 작품 세계를 펼치는 이가 있다. 흔히들 마(麻)하면 주로 수의(壽衣)를 많이 떠올린다. ‘인생은 공수래(空手來) 공수거(空手去)’임을 강조한 작가. 인간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는 마(麻)의 느낌을 살려 '부유하는 삶'을 표현하는 장백순 작가를 만나보자.

장 작가는 1966년. 현 충북 청주시 오창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목수인 아버지 곁에서 항상 톱집과 망치질하며 자연스레 만드는 작업에 익숙해졌다. 특히, 주위 산이나 개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점토를 가져다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만든다는 것, 그것은 당시 그에게 있어서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남들보다 조각에 뛰어난 두각을 보이지 않았지만 점토로 이용한 조각 활동은 그의 손을 떠나지 않았다. 1987년 원하던 홍익대학교 조소과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조각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365일 학교 작업실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재료들을 깨고 붙이고 깎고 자신에게 맞는 재료 찾기에 매일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1994년 대학 졸업 후 삶은 녹록지 않았다. 그의 앞에 놓인 생계문제는 그의 작업 활동을 가로 막았고 ‘생계형 예술 활동’만 하는 자신의 모습에 회의감이 들었다. 가만히 자신의 존재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봤다. 진정 내가 원하던 삶은 무엇일까? 하루하루 돈을 벌기 위해서 사는 삶을 원하던 게 아니었다. 그래서 다짐했다. “내가 원하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

지난해 국내 작가로는 유일하게 중국 베이징 이리미술관에 초정받아 두 달간 전시를 했다 / 사진=장백순

1998년 유난히 추웠던 겨울. 장 작가는 매서운 추위를 열정으로 맞서며, 자신의 개인 작업에만 매달렸다. 그러길 3년. 2000년 ‘장백순’이란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첫 개인전을 청주의 ‘월천갤러리’에서 열었다. ‘발아(發芽)’를 주제로 흙 작품과 설치 미술로 시작한 첫 개인전은 성공적이었다.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비싼 양주는 못 먹고 저렴한 소주를 먹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라며 “이후로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을 위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작업실에 와요. 놀더라고 작업실에서 놀죠”라며 미소를 보였다. 그 미소에는 삶의 여유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묻어날 정도로 지금 만족하는 삶을 보내고 있다.

이후부터 장 작가는 매년 개인전을 열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까지 총 18번의 개인전을 마쳤고 수많은 대회에서도 수상하며 명실상부 내로라는 지역의 대표 조각가로 발돋움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작가 중에는 유일하게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중국 베이징 이리미술관’의 초청으로 두 달 동안 전시회를 개최해 마(麻)라는 신선한 재료를 통해 중국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5년 전부터 그의 작품의 주재료가 되고 있는 마(麻)을 통해 ‘부유하는 삶’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의자와 침대, 전화기, 안경, 모자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을 작품화 했다. 마(麻) 즉, 삼베는 인간이 죽음이라는 최후의 순간 땅 속에 뭍힐 때 입는 옷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삼베는 인간과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는 의미 있는 소재죠. 인생은 한 조각 구름처럼 왔다가 한 순간 사라지는 구름과도 같아요. 이를 표현하기에 마(麻)가 제격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1년 365일 매일 같이 작업실을 찾아 작품 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린다 / 사진=장백순

장 작가는 어떠한 예술 작품을 만들 때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예술이란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중에서도 조각은 자신의 생각을 물질로 표현하다보니 재료 선택이 중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의도에 맞춰 재료를 선정하는 것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예술 작품의 소재로 마(麻)는 여전히 생소하다. 그런 마(麻)를 구하기 위해 이사철이면 장 작가가 청주 이곳 저곳을 쉴세 없이 누빈다. “마는 우리가 흔히 쓰는 옛날 고급침대나 메트리스에 많이 들어가 있어요. 특히, 이사철에는 수시로 아파트 단지를 돌며 버려진 매트리스를 찾아서 칼로 뜯어 하나하나 확인한 후 마(麻)를 구하고 있어요. 요즘 만들어진 침대에는 들어가지 않아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네요.”라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당분간은 마(麻)를 통한 작품 활동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저는 제가 해야겠다고 느끼면 과감히 도전해요. 보통 작가들은 하나의 콘셉트를 잡으면 그 하나로 끝까지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늘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연구·도전이 있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정한 콘셉트에 따라 그에 맞는 재료를 선택한 후 무엇을 표현할 건지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9월 13일부터 장 작가는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마(麻)를 주재료로하는 ‘부유하는 삶’ 전시를 계속해 이어나간다. 어느 재료에 국한되지 않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가 앞으로도 어떠한 작품으로 관객에게 다가갈지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장백순 작가 / 사진=장백순

박상철 기자 goodboy_86@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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