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논란… 덜 익은 패티만 문제일까?
햄버거병 논란… 덜 익은 패티만 문제일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7.07.18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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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야채나 주스, 우유, 마요네즈 등도 병 일으켜

최근 4살 아이가 덜 익은 햄버거 패티를 먹고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햄버거가 공포의 대상이 됐다. 그런데 꼭 덜 익은 고기만 문제일까.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HUS는 대장균에서 나오는 독소가 혈관염을 일으켜 적혈구를 파괴한다. 손실된 적혈구는 신장의 여과 시스템에 찌꺼기처럼 끼어 기능이 손상된다. 이때 미세혈관병증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증, 급성신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2~10(평균 3~4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과 설사, 혈변, 구토, 심한 경련성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병이다.

주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균성 이질균이나 폐렴구균 등 세균이나 다른 바이러스 감염이나 유전성 발병 항암제나 약제 복용, 전신질환, 이식거부 반응 임신 등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O-157 대장균은 주로 가축 내장과 배설물에 있다. 햄버거 패티의 재료인 다진 소고기의 경우 여러 부위의 고기를 갈아 만들기 때문에 잘 익혀 먹지 않으면 대장균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패티 외에도 오염된 야채나 주스, 우유, 마요네즈, 소시지 등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더럽혀진 음식은 일단 피하는 게 좋다. 분변에 오염된 호수나 수영장을 통해 병을 얻는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음식은 잘 익혀 먹는 등 평소 위생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고기는 70도 이상에서 2분 이상 잘 가열해서 먹어야 한다. 구운 고기는 이전에 생고기가 있던 접시나 그릇에 두지 말아야 한다.

냉장고에 고기를 보관할 때에는 다른 재료 아래에 두는 것이 좋다. 고기에서 나온 액체가 아래로 새어 다른 재료를 오염시킬 수 있어서다. 음식을 먹기 전과 화장실 다녀온 후, 기저귀를 간 후에는 손을 반드시 씻고, 주방도구를 자주 닦으며 음식 세척을 잘해야 한다.

특히 HUS는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으로 보고된 환자 443명을 분석했더니 주로 여름철에 많이 발생했다.

0~4세가 161명(36.3%), 5~9세가 68명(15.3%)으로 전체 환자의 51.7%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 중 합병증인 HUS로 진행된 경우는 총 24명(5.4%)였다. 이 중 0~4세가 14명(58.3%), 5~9세가 3명(12.5%)으로 70.8%였다.

한편 A(4)양은 지난해 9월 경기도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고 2~3시간 뒤 복통을 느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는 심해졌고, 설사에 피가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3일 뒤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HUS 진단을 받았다. 두 달 뒤 A양은 퇴원했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배에 뚫어놓은 구멍으로 하루 10시간씩 복막 투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기계로 조리하기 때문에 덜 익힌 패티가 나올 수 없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를 바라며, 앞으로 이루어질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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