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 먼저 귀국 “프랑스서도 의견 엇갈려”
두 명 먼저 귀국 “프랑스서도 의견 엇갈려”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7.07.21 0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난리 중 국외연수 박봉순·최병윤 충북도의원 돌아와 머리 숙여
“국민은 설치류” 발언, 김학철 의원 등 버티던 나머지도 귀국결정
뭔가 화난 표정? 20일 오후 1시55분 인천공항을 통해 조기 귀국한 최병윤(왼쪽), 박봉순(오른쪽) 의원. 사진=뉴시스

물난리 중에 외유성 연수를 떠나 국민의 공분을 산 충북도의회 의원 4명 중 2명이 20일, 출국 이틀 만에 돌아온 가운데, 프랑스 현지에서도 조기귀국 여부를 놓고 의견이 크게 엇갈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8박10일간의 국외연수를 떠났던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4명과 공무원 4명 중에서 박봉순(한국당, 청주8), 최병윤(민주당, 음성1) 의원이 20일 오후 1시55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청주로 돌아오자마자, 오후 5시30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사죄조차 염치없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속의 눈물을 훔치며 뼈를 깎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머리를 숙였다.

20일 5시30분 도청 대회의실에서 확실하게 고개 숙인 두 의원. 사진=뉴시스

두 의원은 “도민께 죄송하다. 의원직 사퇴를 포함해 도민께 사죄하는 길을 찾아보겠다.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도 고민하겠다. 당이 징계하면 달게 받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두 의원의 입을 통해서 연수 강행과 출국, 조기귀국에 이르기까지 의원들 사이에 격론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유럽 연수 강행과 관련해 “임기 중 마지막 연수여서 가자는 의견과 수해 현장으로 가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가지 말자는 게 소수 의견이었다”는 것이다.

또 “현지에서도 귀국과 관련해 의견 통일이 안 돼 (다른 의원들과) 바로 헤어졌다”고 했다. 이는 이날 함께 입국하지 않은 (한국당, 충주1) 의원과 박한범(한국당, 옥천1) 의원은 조기귀국에 반대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김학철 행정문화위원장은 김양희 의장이 전화를 걸어 조기귀국을 종용하자 혼자서라도 연수를 강행하겠다며 맞섰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19일, KBS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무슨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전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국민은 설치류 같다는 발언으로 공분을 산 김학철 의원. 사진=KBS방송 화면 캡쳐

김 위원장과 박한범 의원 등은 연수를 강행할 의지를 보이다가 국내여론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태국 방콕 경유노선을 이용해 22일쯤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문화위 소속 6명의 의원 가운데, 연철흠(민주당, 청주9) 의원은 당초 연수를 신청하지 않았다. 또 이언구(한국당, 충주2) 의원은 인천공항까지 갔다가 연수를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충북도의회 의원들의 국외연수는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라지만 출국 하루 전, 비 피해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촉구해 놓고 곧바로 여행 짐을 꾸렸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당무 감사위원회를 열어 소속 의원 3명에 대한 제명 권고를 의결했다. 제명은 당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처벌로, 조만간 당 윤리위원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민주당도 당 소속인 최 의원에 대해 “윤리심판원에 회부해 엄중히 문책하겠다”며 중징계 의지를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