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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원 보조…수상한 ‘오송바이오전원마을’

기사승인 2017.08.25  15: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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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직원 위해 만든 정비조합에 알만한 ‘지도층’ 다수 포함
조합원 91명 중 식약처 소속 80명이라더니, 실제론 50명 미만?

오송 상정리에 조성 중인 바이오전원마을은 식약처 직원들의 정주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진=박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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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들의 오송 정착을 돕기 위해 국비와 시비 등 보조금 25억원 이상을 들여 조성한 전원주택단지 ‘바이오전원마을’이 땅 투기 등 각종 특혜의혹에 휘말리고 있지만 청주시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 직원들을 위한 단지라는 설명과 달리 국립대 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 상당수가 부지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에 따르면 식약처 소속 공무원 80명을 비롯해 해당 부지의 지주 11명 등 91명이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상정리 9만3532.8㎡(2만8343평) 부지에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2011년 무렵 ‘바이오전원마을 정비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은 2013년 7월8일부터 기반시설공사에 들어가 2016년 10월20일 부지조성 및 분양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국비 15억7500만원, 도비 2억250만원, 시비 7억2250만원 등 보조금 25억원이 지원돼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했다. 이밖에도 상정마을로 진입하는 애초의 농로도 농어촌도로나 마을안길 사업으로 확포장된 것으로 보이나 별도로 투입된 예산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건축이 이뤄진 것은 20가구에 불과하다. 건축이 진행 중인 4가구를 포함하더라도 전체 입주예정인 91가구의 22%만 건축행위가 이뤄진 셈이다.

청주시에 확인 결과 2016년 10월 부지조성이 끝났지만 아직 토지준공이 이뤄지지 않아 개인 별로 분할 등기를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개인등기가 나지 않았으니 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주택건축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토지준공 전까지는 주소도 이전할 수 없어 집을 지어도 다른 곳에 주소를 둬야하는 상황이다.

청주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기반조성이 끝났다고는 하지만 청주시가 도로나 상하수도, 전기, 통신 등의 시설을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상태에서 인수받아야한다. 보완할 점이 계속 발생해 부지준공이 미뤄진 것이다. 9월 초쯤에는 준공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2013년에 시작한 사업이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땅 투기 의혹 등 각종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 직원들을 위한 단지라고 해놓고서는 헐값에 땅을 분양받아 집도 짓지 않고 팔아넘기려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 등이다.
 

#의혹1. 집도 짓기 전에 전매는 가능한가?

주택건축 이전에는 전매가 불가능하지만 가계약을 통해서라도 팔겠다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사진=박상철 기자

A씨는 자신의 몫300평을 5000만원에 샀다. 이렇게 따지면 평당 16만6000원 꼴이다. 하지만 A씨는 “도로 등 공유면적도 포함돼 실제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는 200평도 되지 않는다. 기반시설에 대한 보조금도 있지만 자부담 갹출도 있어 실제는 평당 50만원 정도를 부담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대지를 거래하면 최소한 2,3배의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다. 인근 부동산에 문의한 결과 바이오전원마을의 땅값은 평당 120만원 정도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토지거래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부동산마다 견해가 엇갈렸다.

청주시 관계자의 설명은 명료했다. 시 관계자는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전원마을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집을 짓는 것으로 보조사업이 완료되는 것이다. 이 말은 집을 지은 뒤에는 팔든 말든 상관하지 않지만 집을 짓기 전에는 전매할 수 없다는 얘기”라고 정리했다.

다만 농어촌정비법 70조에 띠라 특별한 사유(이직, 발령, 퇴직 등)가 발생할 경우에는 해당 토지를 개인에게 팔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취재를 위해 현장을 처음 방문했던 7월10일, 현장에는 토지를 매매한다는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며칠 뒤 ‘주인직접’이라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아직 토지준공이 나지 않아서 등기가 넘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가(假)계약 형태로 땅을 팔아보려고 했는데, 조합장이 ‘지금 거래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서 현수막을 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토지주는 또 ‘집을 짓지 않으면 전매할 수 없다’는 청주시 방침을 전하자 “무조건 건물을 지어서 팔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가계약으로 팔려했다’는 그의 발언이 귓전에 남았다.


#의혹2. 조합원 중 식약처 직원은 몇 명인가?

기반조성에 필요한 자금 중 25억원은 국비 및 지방비로 지원받았다. 사진=박상철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0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등 5대 국책기관과 함께 오송보건의료행정타운으로 이전했다. 바이오전원마을은 알려진 대로 식약처 직원들의 정주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다.

하지만 정비조합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현지에 땅을 가지고 있는 지주(地主)들도 함께 조합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게 조합원 91명이 형성된 것이다. 문제는 91명의 조합원 중 식약처 직원이 몇 명이나 포함됐는지, 지주는 정확히 몇 명인지 베일에 싸여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에 따르면 조합원은 식약처 소속 공무원 80명, 지주 11명 등 91명인 것으로 돼있다. 하지만 세종경제뉴스(세종이코노미)가 입수한 <오송 바이오전원마을 조성사업 시행계획 승인서ㆍ청원군 고시 2013-5호‧2013년 1월11일자>에 따르면 공무원이 53명, 회사원 23명, 자영업 15명 등으로 그동안 알려진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주시 관계자는 ‘공무원 53명을 모두 식약처 직원으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대해 “통합 이전 청원군 시절의 일이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질병관리본부 등 다른 국책기관도 조합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공무원이라고 뭉뚱그려진 숫자가 53명에 불과한 것에 대해서는 “조합에 알아봐야겠다”며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종경제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공무원’이라고 표기된 이들 중에는 식약처를 포함한 국책기관에 속하지 않은 타 기관 소속 공무원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혹3. 사회 지도층들은 어떻게 조합에 들어갔나?

토지준공이 나지 않았지만 이미 건축된 주택도 20채 있다. 사진=박상철 기자

식약처 등 국책기관 소속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이들은 대부분 국립대학의 고위직 등 교수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세종경제뉴스는 조합원 중에 사회지도층들이 포함돼 있다는 제보를 접하고 일부 인사들의 신상정보도 확보했다.

이들은 2013년 1월11일 당시 작성한 <오송 바이오전원마을 조성사업 시행계획 승인서>에는 공무원 53명에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당초 조합결성 당시에는 식약처 등 국책기관 공무원이 50명도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들은 식약처 등 국책기관 소속이 아닌 만큼 ‘지주(地主)’ 자격으로 조합원이 됐을 것이다. ‘해당 부지에 본인 소유의 땅이 있었고, 그래서 조합원이 됐는데 뭐가 문제냐’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대학 고위직 교수들이 같은 구역 안의 땅을 매입한 것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식약처 직원들의 정주여건을 확보하기 위한 보조금 사업에 단지, ‘그림 같은’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가담했다면 이 역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를 일이다. 특히 땅을 매입한 시점에 따라서는 심각한 도덕성시비에 휘말릴 소지도 있다.

여기에다 바이오전원마을 맞은편 118만160㎡에는 충북도가 2456억원을 투자해 화장품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2016년 5월23일, 이 일대 119만7836㎡가 개발행위제한(3년), 건축행위제한(2년)지역으로 묶였다. 해당지역에는 청주시장의 고시 이전에 이미 ‘알 박기 주택’들이 들어섰을 정도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화장품 단지를 조성하면서 해당 부지는 지장물 보상이 이뤄지고 인근 지역 땅값은 더 오르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의혹4. 조합 방치해 온 청주시, 향후 예상되는 문제는?

마을로 들어가는 농로는 별도의 농어촌도로 사업비로 확포장됐다. 인도 가드레일도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했다. 사진=박상철 기자

지금까지는 찻잔 속의 태풍이다. 토지 준공이 나고 개인 등기가 나면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조합원들이 집을 짓든 다른 행동을 하든 재산권 행사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물론 사업의 목표인 주택건축 이전에 땅을 판매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앞선 사례에서 보이듯이 가계약을 통해서라도 땅을 팔겠다는 이들이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의 목적이 집을 짓는 것이기 때문에 집을 짓지 않을 경우에는 땅을 반납해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토지를 회수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조합에 알아보고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수습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청주시 해당 공무원은 8월17일 이후, 출장 등의 이유로 취재에 응하지 않고 문자메시지 등에도 답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주 신분의 조합원 B씨는 “그 사이에 아파트도 샀고 아내도 전원주택을 원하지 않는다. 조합방식으로 일을 추진하다 보니 송사도 있었고 생각지 않았던 돈도 많이 들어갔다. 집을 지을 생각은 없고 등기가 나는 대로 조합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오 모 조합장(지주)은 “언론에서 뭘 알겠다는 것이냐, 궁금할 게 뭐가 있느냐”며 취재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청주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퇴직이나 본인사망, 발령 등 정당한 사유로 조합원이 변경된 사례는 16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13년 당시 53명의 공무원과, 현재 80명의 식약처 공무원, 변경사례 16건 등 어느 하나도 조합이 맞지 않는다. 농어촌도로 건설비를 포함해 ‘25억원+α’가 투입된 보조금 사업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도 너무 허술하다.

이재표, 박상철 기자 gajadia@naver.com

<저작권자 © 세종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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