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민주당, 미투 판단 ‘폭탄 돌리기?’
충북 민주당, 미투 판단 ‘폭탄 돌리기?’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8.04.1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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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조사 한계→중앙당 판단 유보→도당 윤리심판원
충주 우건도·청주 유행열 예비후보…경선 참가 ‘기로’
미투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우건도 충주시장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이 미투(#Me too) 의혹에 휩싸인 6·13지방선거 유력 후보들에 대한 처분을 놓고 깊은 고민에 휩싸였다. 하지만 오래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시간을 끈다고 당장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끌려야 끌 시간도 없기 때문이다.

충북지역 후보 가운데 미투 의혹에 처한 예비후보는 우건도(충주시장)·유행열(청주시장) 예비후보다. 이들 예비후보는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며 피해를 주장하는 인물들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두 예비후보 모두 당초 익명의 피해자가 의혹을 폭로했으나 폭로한 인물을 특정해 법적대응에 들어간 상태다.

충북도청 소속 여성 공무원은 2005년 6월 당시 도청 과장이었던 우 예비후보가 노래방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유 예비후보의 대학 후배인 한 여성은 유 후보가 1986년 4월 청주 우암산 산행 중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며 출마 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우 후보와 유 후보에 대한 최초 폭로 시점은 각각 2월23일과 4월11일다. 시점이 차이가 나다 보니 우 후보에 대해서는 경찰과 중앙당 젠더특위의 조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이다.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우건도 후보의 고소에 따라 미투를 폭로한 공무원 A씨를 최근 피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13년 전에 일어난 일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충북도당 게시판에 올라온 유행열 청주시장 예비후보 관련 미투 폭로 글.

이같은 상황에서 변재일 충북도당 위원장은 16일, 충북도청 출입기자들과 만나 “청주시장과 충주시장 후보자들과 관련한 미투 폭로 내용의 사실관계를 당 차원에서는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변재일 위원장은 또 “미투 의혹을 조사 중인 중앙당 젠더특위를 찾아가 가급적 빨리 결론을 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변 위원장은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공천 배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안 나오고 있다”며 “수사 결과가 안 나오면 당에서 정해야 할 것이고, 더 시간을 끌어서도 안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수사결과’는 우건도 후보와 피해를 호소하는 A씨가 2005년 6월 당시, 저녁자리가 있었는지 여부다. 앞서 변 위원장은 3월29일, “우 예비후보와 피해 호소인이 저녁 자리를 한 사실만 확인되면 그를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중앙당 젠더특위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최종 판단을 내려야할 도당 윤리심판원 역시 ‘저녁자리’의 실체를 놓고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 후보에 대한 공천배제 여부를 논의할 도당 윤리심판원 회의는 17일 열린다.

충북도당은 유행열 예비후보 건에 대해서도 중앙당 젠더특위의 진상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충북도당 공천관리위는 TV토론 등 청주시장 경선 일정을 중단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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