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만 끓일 수 있다면 누구나 중국집 사장님
라면만 끓일 수 있다면 누구나 중국집 사장님
  • 박상철 기자
  • 승인 2018.05.20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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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가 개발한 불지 않는 면과 소스 대량으로 들여와 인력 부담 줄여'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누구나 쉽게 조리 가능해 여성 창업도 손쉬워
청주시 복대동에 위차한 짬뽕의 꿈, 짬뽕 전골

우후죽순 짬뽕전문점이 생겨나면서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짬뽕춘추전국시대’다.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 훌륭한 맛은 기본. 기존 중국집과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곳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충북 청주시 복대동에 위치한 ‘짬뽕의 꿈·전골짬뽕’이다.

가게 외부에 설치된 수족관에는 싱싱한 해산물로 가득하다. 매장에 들어서자 깔끔한 실내가 손님을 반긴다. 여느 중국집과는 별다른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직원 모두 얼굴에 여유가 한껏 묻어 있다는 점이다.

짬뽕의 꿈은 깔금한 실내 인터리어로 꾸며졌다. / 사진=박상철

이곳에는 기존 중국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 중 무려 5가지가 없다. 일명 5無. 주방장, 면장, 로켓버너(중식용 큰 버너), 제면기, 반죽기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중국집에 주방장과 면장이 없다? 상상이 안갈 것이다. 하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중국집을 운영할 수 있을까? 전임표 대표는 “라면만 끓일 수 있으면 누구나 중국집 주방장이 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믿을 수 없었다. 주방을 박차고 들어가 봤지만 정말 5가지가 없었다. 주방에는 군대를 갓 졸업한 전 대표의 아들만이 홀로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전 대표의 아들 전홍민 씨가 아버지로 부터 짧은 교육 시간에도 주방을 도맡아 이끌고 있다. / 사진=박상철

요리에 ‘요’자로 몰랐다 말하는 전 대표의 아들 전홍민 씨. 그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30분의 교육을 시작으로 현 중국집 주방을 꿰차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기존 중국집은 주문과 동시에 면을 삶고 큰 웍에 갖은 야채를 볶아 불 맛을 입힌 뒤 삶은 면에 소스를 부어 손님상으로 나간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미리 삶아 놓은 면에 이미 만들어 놓은 소스를 부어 주문과 동시에 1분 만에 뚝딱 자장면과 짬뽕이 완성된다.

짬뽕의 꿈의 메인 메뉴인 자장면, 짬뽕, 탕수육 / 사진=박상철

탕수육도 마찬가지. 반죽해 놓은 100%생등심을 하루 숙성을 시킨 뒤 180도로 맞춰진 기름에 3~4분을 튀겨 만들어 놓은 소스만 뿌려주면 끝. 라면을 끓이는 것보다 더 쉬워 보였다.

기존 중국집의 조리 방법을 타파한 데는 전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광고회사, 배달대행업, 중국집 운영을 하면서 주방장, 면장, 직원 관리가 가장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지금과 같은 인력을 최소화한 간편 조리 시스템이다.

짬뽕의 꿈은 그날 그날 완도에서 공수해 오는 전복만을 사용해 최고의 신선함을 자랑한다. / 사진=박상철

전 대표가 개발한 특별한 레시피로 각종 소스와 면을 외주 업체를 통해 대량으로 가져와 손쉽게 조리가 가능하다. 덕분에 최소한의 인력만으로도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인력 관리 스트레스, 인건비 절감 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건 매일 들어오는 불지 않는 면이다. 이 집의 면은 일반 면과 달리 30~40분이 지나도 불지 않는 다는 특징이 있다. 반죽할 때 일반 중국집 면과 달리 면강화제를 반만 넣는다. 덕분에 소화가 다른 면보다 잘 돼 면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다는 분들에게 강추다.

3단계로 제공되는 짬뽕 전골의 모습. 개운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 사진=박상철

여기에 면은 두 가지가 있는데 치자를 함께 섞어 만든 일반면은 점성이 약해 시간이 지나도 서로 엉겨 붙지 않는다. 또 다른 하나는 오징어먹물로 만든 블랙면이다. ‘리조팀’이라는 향균물질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는 물론 항암작용도 뛰어나 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았다.

쉽게 만들어진다고 해서 맛을 무시한다면 큰 오산. 어느 중국집과 비교할 수 없는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전 대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특제 소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결 같은 맛을 낼 수 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얼큰돼지짬뽕, 숯불자장, 탕수육, 그리고 짬뽕 전골이다.

모든 면 요리는 24시간 펄펄 끓은 진한 홍게 육수로 만들어 진다. 여기에 양파, 마늘, 생강, 후추를 넣어 개운한 맛을 더했다. 얼큰돼지짬뽕은 매일 공수해오는 돼지고기 후지살을 사용한다. 얼큰하면서 진한 국물에 마지막엔 완도 산지 직송 전복까지 올라가니 건강을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숯불짜장은 기존 자장면에 숯불불고기를 고명으로 올린다. 연탄불에 구워져 불향을 가득 머금은 불고기는 자장 소스와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룬다. '단짠단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장면으로 재탄생된다.

짬뽕의 꿈은 인근 직장인들을 위해 매일 새로운 매뉴로 반짝 반값 할인을 기획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사진=박상철

탕수육은 냉동이 아닌 생등심을 크게 썰고 튀김은 얇게 입혀 하루 정도 숙성을 시킨 뒤 튀겨지는데 두꺼워 퍽퍽할 것 같지만 겉은 바삭바삭 속은 부드러워 입 안 가득 퍼지는 육즙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는 바로 전골 짬뽕. 3단계로 나눠 먹는 전골 짬뽕은 홍합, 키조개, 전복, 홍게, 대합, 통오징어 등 바다를 통째로 넣은 듯 다양한 해산물이 더해져 시원한 맛을 자랑한다. 1단계는 기본 양념한 얼큰한 국물에 산처럼 쌓인 푸짐한 홍합이 나온다. 신선한 홍합을 하나하나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 대표가 전골짬뽕 한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박상철

2단계는 10여 가지의 각종 살아있는 해산물을 샤브샤브 형태로 넣어 먹는다. 해산물 자체에서 나오는 맛과 어우러져 마지막 3단계서 제공되는 면을 넣고 함께 먹으면 기본양념에 해산물의 감칠맛까지 더해져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상상 이상의 짬뽕을 맛볼 수 있다.

‘짬뽕의 꿈·전골짬뽕’은 점심때 많이 찾는 직장인들을 위해 ‘오늘의 메뉴 기분 좋은 반값 할인 데이’를 기획하고 있다. 매일매일 새로운 메뉴를 평일에 기존 가격보다 싼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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