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생·문수만·이재경 작가 ‘Prath-프라트’展
강호생·문수만·이재경 작가 ‘Prath-프라트’展
  • 김수미 기자
  • 승인 2018.05.30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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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부터 6월14일까지 청주 운보미술관

각자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강호생, 문수만, 이재경 작가가 하나가 되어 올해 세 번째 ‘Prath-프라트’展을 선보인다.

31일부터 6월14일까지 청주 운보미술관 기획 초대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우리들 작품의 온도’라는 주제로 그에 대한 물음과 답으로 작품을 내놓는다.

강호생 작가는 이번 전시에 앞서 “외견상 극명한 차이로 변화를 주며, 내면상 응집력으로 절묘한 통일을 주는 우리 세 명은 각자의 작업 공간에서 자기 작품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과 책임감으로 수개월을 달렸다”며 “이제 쉼 없이 달려 온 발바닥에 불이 붙었다면 ‘우리들 작품의 온도’는 몇 도일지 작품을 통해 우리 세 명의 근황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먼저 이재경 작가의 작품은 실루엣을 포함한 사이와 사이의 지향성이 이번에 더 확연하다.

일련의 매스(mass)들은 작고 가늘게 분리된 듯 연결되어 있다. 재료의 딱딱한 느낌은 이성적이고 지적인 차가운 추상을 연상시키지만 질료 자체와 색상은 더 신비감을 자아내며, 사이와 사이에서 일어나는 활발한 움직임과 작품 실루엣의 유연성들은 마치 엥포르멜의 뜨거운 추상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어서 관람객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올린다.

‘작품은 겉으로 드러난 작가의 심장’이라 했듯이 이재경 작가의 농축된 심장의 세계를 읽어내는 일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문수만 작가 역시 변하지 않는 기존 패턴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번 발표작에서 두드러진 것은 작품 표면의 온도변화와 포근한 색상이다.

매끄러운 표면과 정직하게 절개된 도상들이 초기의 작업들이었다면 근래부터 시도되고 있는 작업은 작품 표면의 요철 생성과 작업 방식의 태도전환으로 한층 더 풍부하다.

강호생 작가作-melody-the sound of life-61×77×5.5cm-Acrylic color on the Fabric

견고해 보이는 몬드리안의 그리드 시리즈 작품들을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면 결코 차갑지 않다. 엄청난 마띠에르와 붓의 율동 속에 파도치는 뜨거움은 곱씹을 때에 그 맛을 알게 된다.

강호생 작가 역시 '선율-생명의 소리' 시리즈로 시작한 이번 작품들은 '방법'을 변형시켰다.

활처럼 팽팽해진 줄에 먹물을 바르고 백색의 화면 위에 먹줄을 튕긴다. 무거운 울림과 파동은 오묘한 현상들의 선율로 나타난다.

문수만 작가作-Simulacre(191804)_diameter 175cm_Acrylic on Canvas

파동의 먹물은 금방이라도 들릴 듯한 생명의 소리처럼 묵의 장중한 맛으로, 그것은 거문고와 첼로 소리의 웅장함으로 다가온다. 수직 수평의 가느다란 선들의 차가움은 프랭크 스텔라를 연상시키며, 직관적 수묵의 뜨거운 범람은 죠지마튜와 마크토비를 상기 시킨다.

‘왜 그림을 그려야 하는가?'에 대한 작가의 일관된 세계관에서 본질 여정의 탐구는 지속된다. '그림은 그리지 않는 것이 그림이다!' 라고.

프라트 전은 상이하면서도 공통적인 작가들의 세계를 방법의 개진으로 얻어지는 온도, 즉 차가움과 따뜻함의 양자로 분석해 보는 전시가 될 것이다.

이재경 작가作-One-ness 180405, 43×43×7 cm,Pigment on canvas,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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